[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이 시대 진정한 학자
  • 박희윤 기자
  • 승인 2024.08.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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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 학장과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전태원 학장과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지난 8월 10일 한 권의 책이 집으로 배달이 되었다.

무슨 책인가 보았더니 前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전태원 학장님의 회고록이다. 책 제목은 '무아무사'. 학장님의 마지막 회고록을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보내주셨다.

학장님은 이 시대의 진정한 학자이자 늘 모범을 보이시는 교수이시고 우리들의 스승이다.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들의 전유물이었던 사범대학 학장 자리에서 체육교육과 교수가 사범대학 학장이 된 것은 전태원 교수님이 최초이다.

내가 전태원 교수님을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은 서울대학교 출신 박현우 코치를 통해서이다. 박 코치의 지도 교수이신 교수님과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또한 교수님은 '헐크파운데이션' 초대 이사였다. 야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셨고 또한 라오스 선수들에게도 교수이자 아버지처럼 재단을 통해 선수들을 지원해 주셨던 분이다.

교수님의 화려한 경력과 풍부한 지식을 얼마든지 제자들에게 더 나누어 줄 수도 있음에도 전태원 학장님은 사범대 학장을 끝으로 깨끗하게 일선에서 물러나 손자와 손녀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

제자들로부터 존경을 받던 학장님은 서울대학교 총장으로부터 석좌교수 제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련을 두지 않고 서울대학교에서 정년 퇴임으로 마무리 하셨다.

지금도 많은 제자들이 학장님을 존경하고 자주 찾아와 인사를 한다. 나 또한 전태원 교수님과 자주는 못하지만 가끔 만나 교수님의 삶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배우곤 한다.

왼쪽부터 박현우 코치, 박현우 코치 어머님, 이만수 이사장의 아내, 전태원 학장의 아내, 전태원 학장,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왼쪽부터 박현우 코치, 박현우 코치 어머님, 이만수 이사장의 아내, 전태원 학장의 아내, 전태원 학장,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라오스에 이어 베트남에 야구를 전파할 때만 해도 솔직히 나의 남은 인생 한국에 들어와 가족들과 편안하게 남은 인생을 살려고 했다.

그런데 전태원 교수님은 늘 기회가 되면 베트남에 들어가 야구를 전파했으면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다. 그리고 삶이 다 할 때까지 '이감독이 갖고 있는 재능을 열악하고 환경이 좋지 않은 동남아에 야구를 계속 전파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전태원 교수님이 선물한 '무아무사' 책은 꼭 옛날 흑백TV를 보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책이 너무 좋아 놓고 싶지 않을 정도로 옛날 생각을 많이 나게 하는 책이다. 교수님과 동시대에 함께 살아갔던 시절이라 교수님의 글들이 나의 피부에 와 닿아 감회가 새롭기 때문이다.

( 무아무사를 친구삼아 )

이제 끄적거리며
시도 아닌 시를 쓰며
이리 왔다가 저리 갔다가
시도 아닌 주절거림을
끝낼 때가 되었네

나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한참을 서성 거리며
어둠속에서 방황하며
슬픔과 외로움 속에서
한참을 헤메였지만
이제는 무아무사를 친구삼아
아름다운 마무리 길을 걸어가며
고독을 친구삼아 행복을 찾았네!

이제야 조금 안개가 걷히고
어둠속에서 헤매던 길이 보이니
내가 걸어가야 할
마지막 인생길에
무아무사를 남기며
뚜벅뚜벅 걸어가련다.

왼쪽부터 박현우 코치, 전태원 학장,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왼쪽부터 박현우 코치, 전태원 학장,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인생의 롤모델이 있고 인생의 스승이 있다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을 주는지 모른다. 그런 분이 바로 전태원 학장님이다. 감사함을 짧은 글로 전한다.

[글 /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