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타격 시범을 보여주다
  • 박희윤 기자
  • 승인 2024.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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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연일 35도 되었다가 오늘은 37도까지 올라가는 정말 무더운 날씨다.

이렇게 불볕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며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심판진들과 스텝진들에게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날도 불볕 더위에도 목이 쉬도록 설명하며 가르치고 있는 손기한 심판이 갑자기 “한국의 레전드인 이만수 감독이 홈런 시범을 보여 주겠습니다” 라며 선수들에게 이야기 한다.

어제도 이야기 했지만 손기한 심판은 우리나라 티볼이 처음으로 도입 될 때부터 강사로 무려 13년 동안 전국을 돌며 학생들을 가르쳤던 분이다.

올해 "제 2회 발달장애인배" 야구대회를 열면서 장내 아나운서가 갑자기 방송에다가 “이만수 감독님이 홈런 시범을 보여주겠습니다”라며 방송한다. 방송이 나가자마자 여기 저기서 웅성하는 소리와 함께 선수들과 지도자 그리고 학부형들이 다 일제히 그라운드로 몰려드는 것이다.

갑자기 시키는 것이라 아무 준비도 없었지만 안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수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제히 나만 집중하여 보는 것이다. 솔직히 이때 많이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비록 긴장이 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타격을 했다. 심판이 플레이볼 선언하자 멋지게 스윙했던 것이 홈런이 되고 말았다.

이날 타격했던 것이 홈런이 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도 않았고 망신만 당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쳤던 것이 홈런이 되었다. 그런 것을 볼 때 작년에 횡성에서 있었던 “KBO와 함께 하는 어린이 티볼대회”에서 이때도 박철호 전무가 방송에 “이만수 레전드가 홈런 시범이 있겠습니다”라며 방송하는 것이다.

이때도 수백명이 넘는 가운데 홈런 시범을 보여 주었던 기억이 있다. 이날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만수 감독이 홈런 시범을 보여준다는 말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다. 비록 긴장이 되었지만 신나게 스윙했는데 그것이 멋진 홈런이 되었다.

다이아몬드를 돌면서 순간 타임머신 타고 젊은 선수시절로 되돌아 간 느낌을 받았다.

수많은 학부형들과 선수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영해 주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37도나 되는 무더운 날씨에 선수들이 양팀으로 나누어서 티볼 경기를 하는데 옆에서 구경하고 있는데 난데 없이 손기한 심판이 선수들에게 “한국의 레전드인 이만수 감독님이 홈런 시범을 보여 주겠습니다”라며 이야기 하는 것이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날도 아무 준비 없이 캄보디아 선수들이 보는데 홈런 시범을 보여주었다.

선수들이 보는 가운데 멋지게 홈런을 쳤더니 선수들이 와~ 하며 놀라는 것이다. 70줄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도 이렇게 선수들 앞에서 타격 시범을 보여줄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54년 동안 야구를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깨닫는 것은 아무리 선수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하고 좋은 기술을 가르쳐 준다고 해도 선수들 앞에서 직접 시범을 보여주지 않으면 선수들이 별로 이해하지 못하고 잘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이들을 지도하면서 많이 깨닫게 된다.

백번의 말보다 한번의 시범이 선수들에게 더 유익하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이가 많이 들어도 될 수 있으면 시범을 보여 주기 위해 지금까지 체력운동이나 유연체조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선수들에게 한번씩 시범을 보여주면 몇일씩 근육통으로 애를 먹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 나이에 시범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나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글 /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