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 같은 성준 코치 >

많은 세월이 지나고 평생 한길로 달려오면서 주례자로 선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나이가 점점 한살씩 먹어가며 깨닫고 있다. 물론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결혼 문화도 많이 바뀌어 가는 풍토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결혼문화를 그대로 고집하며 살아가는 세대들도 많다. 지난 1월 11일 성준 코치로부터 카톡이 날라왔다. '형님~ 7월 12일 큰아들 석현이가 결혼하는데 이날 “주례” 가능하신지요? 라며 카톡이 왔다.' 이미 작년에 양가 부모들끼리 인사하며 날짜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날 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참가하기 위해 미리 날짜에 적어 놓았다.

성준 코치가 이날 '형님 주례 가능하신지요?' 한다. 솔직히 너무 기뻤다. 성준 코치는 삼성라이온즈 시절부터 룸메이트로 시작해 함께 선수시절을 보냈던 것이 오랜 세월이 된다. 거기다가 SK와이번스 감독시절 수석코치로 나를 도와주어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성준 코치는 친 동생처럼 생각하며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며 지내고 있다. 성준 코치의 큰아들 석현이는 애기 때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너무나 잘 알고 지내던 아들 같은 자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준 코치가 나와 오랜 시절 함께 했기 때문에 나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후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주례를 부탁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번 주례는 어떤 주례와 다른 느낌이다.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수석코치와 감독시절부터 시작해 어느덧 주례를 한지 20년 가까이 된다. 특히 감독시절에는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의 주례를 위해 정신 없이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일흔을 바라보며 오로지 한길 야구만 했던 부족한 내가 지인들이나 친구 그리고 후배들에게 주례 부탁 받을 때는 늘 감사한 마음이다. 특히 학창시절의 친구들로부터 주례를 받을 때면 언제나 감사한 마음 뿐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유명인 때문에 주례를 부탁 받는것도 있지만 학창시절부터 함께 지냈던 친구들이라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부족하고 뛰어난 것도 없지만 나의 친구들은 평생 한길로 달려온 나의 삶을 보았기 때문에 주례를 부탁한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솔직히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많이 부끄럽다. 과연 내가 지금까지 사회에 덕을 끼치고 올바른 사회생활을 했는지 다시 나 자신을 되돌아 볼 때가 많다.

옛적 현장에 있을 때는 주로 시즌이 다 끝나 주례를 썼다면 이제는 1년 열두달 가리지 않고 주례를 선다. 솔직히 나는 남들에게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주례자로 부탁을 받으니 나의 남은 인생 더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

이날 성준 코치와 통화하며 어리게만 보이던 석현이가 결혼한다고 해 마음이 이상하다며 나에게 이야기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린시절부터 쭉 지켜 보았던 석현이가 이제 한 가정을 꾸린다고 생각하니 이상한 것이 아니라 잘 커 주어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이들 예비 젊은 부부는 어린시절부터 훌륭한 부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결혼해서도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살 것이다.

성준 코치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