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리 없는 야구 >
우리나라에도 멋진 스토리가 있다. 지금은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없어졌지만 그들이 남긴 휴먼스토리는 우리들의 마음에 많은 것을 남겼다. 충주 외곽, 산자락에 완만히 내려앉은 곳에 성심학교와 넓지 않은 운동장이 있다.
성심학교 초대 감독인 박상수 후배는 어린선수들을 지도할 때 '모든것들이 다 낯설고 힘든 상황이었다'며 이야기한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처음 경험한 일이라 열심히 선수들에게 앞으로 있을 훈련과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아무 대답이 없다'는 것이다. 순간 '아 자신이 실수 했다'는 것을 깨닫고 '선수들과 함께 수화로 전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며 소통했다'고 한다.
박상수 감독은 처음 여러가지 도구들을 갖고 갔지만 첫날에 가지고 갔던 '호루라기와 여러가지들을 다 버렸다'고 한다. 소리를 지르기 보다 먼저 선수들이 알아 들을 수 있도록 수화를 먼저 배우기로 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소리 지르기 보다 큰 동작으로 춤추듯이 발과 손 동작으로 선수들과 소통했다고 한다.
물론 선수들은 처음 대하는 박상수 감독의 입모양과 동작을 보며 감독이 무슨 이야기하고 무슨 작전을 보내는지 알게 되었단다. 정말 다행한 일은 야구는 대부분 손동작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플레이기 때문에 다른 스포츠보다 선수들을 가르치는데 훨씬 수월했다고 한다.
가끔 대한농아인야구협회 조일연 회장이 운영하는 대회에 참가하다보면 '소리 없는 야구'를 보게 된다. 이들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숙연해 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도 매년 농아인전국대회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조일연 회장은 성심학교시절 교장님으로 활동하신 분이다.
조일연 회장님이 야구를 통해 좀더 학생들에게 활동적이고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 야구부를 출범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했던 것이 지금 전국적으로 많은 농아인들이 야구를 시작하게 되었단다.
현재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충청도, 경기도, 서울까지 많은 야구선수들이 전국농아인야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영화 '글러브'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충주성심학교 청각장애인 대상으로 만든 강우석 감독의 2011년 1월에 개봉한 휴먼드라마다. 여기에 뛰어난 연출을 위해 온 몸을 던진 정재영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해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준 실화 영화다.
충주성심학교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야구부는 2002년 9월에 창단이 되었다. 57번째 고교야구팀으로 창단 될 때만 해도 대한민국에 큰 이슈가 되었던 학교다. 이 당시 모든 재학생들이 농아인들로만 구성된 최초의 야구팀이기 때문이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탄생하기까지 옆에서 가장 큰 공을 들린 분이 조일연 교장선생님이다. 조일연 교장선생님이 어떻게 해서라도 재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줄 수 있을까 연구한 끝에 이들 재학생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던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2019년 더 이상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지만 2002년에 시작하게 된 농아인들의 야구가 이제 전국적으로 많이 활성화 되어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제 1회 태백시장기 전국농아인야구대회에 참가해 축사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농아인야구대회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던 시기가 박상수 감독이 부임하고부터다. 박상수 감독은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쌍방울 레이더스 1993년 1차 지명을 받았다가 부상으로 인해 그는 1994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고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감독을 맡았다. 현역 시절에 보여 주었던 성실함과 바른 생활은 지도자가 된 지금도 그대로 지켜나가고 있다.
박상수 감독은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하는 충주성심학교 야구 선수들을 위해 전국으로 뛰어다니면서 야구인들에게 도움의 요청을 받아 11년간 정말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팀을 포기하지 않고 잘 이끌어 갔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박상수 감독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선수들은 소리는 못 듣지만 치고, 받고, 달리고, 수비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없는 것을 탓하지 말고,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걸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한다.
박상수 감독은 늘 선수들에게 '야구는 이기는 법을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끝까지 버티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다'라며 선수들에게 강하게 이야기한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세상에 외칩니다. “진정한 장애는 들리지 않는 귀가 아니라, 꿈꾸지 않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