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인생 역전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6.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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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2022.1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 올해의 공로상
왼쪽부터 이만수 감독, 가운데 엄형찬 포수, 오른쪽 김귀호 대표

어제(25일) 스포티비뉴스 신원철 기자가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마이너리거인 20살 포수 유망주 엄형찬 포수가 루키리그에서 싱글A로 승격됐다는 보도를 보게 되었다.

엄형찬 포수는 루키리그 2년차 OPS 0.910을 기록할 정도로 수준급 타격 능력을 자랑하면서 포수 수비까지 인정받았다며 대서 특필했다.

신원철 기자의 글에 의하면 “캔자스시티 로열스 선수개발부(Player Development Department)는 25일(한국시간) 포수 엄형찬 선수와 1루수 알드린 루카스를 싱글A로 승격시켰다”는 보도를 보게 되었다.

나또한 미국 마이너리그 코치와 메이저리그 코치를 모두 경험했기에 루키리그에서 싱글A 팀으로 승격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엄형찬 포수는 올해 20살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의 장래가 얼마나 대단할지 벌써 짐작할 수 있다.

대부분 루키리그에서 조기에 유니폼을 벗는 일이 태반이다. 그러나 엄형찬 포수는 이른 나이에 루키리그에서 싱글A 팀으로 승격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캔자스시티 로열스 팀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작년 첫해에는 낯선 미국에서의 적응하는 기간이라 구단이나 주위의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성실한 태도와 야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그의 미래에 대한 원대한 꿈으로 인해 하루 하루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가끔 엄형찬 선수의 아버지인 엄종수 코치가 엄형찬 포수의 포수하는 장면이나 타격하는 동영상을 가끔 보내준다. 엄종수 코치가 보내준 동영상을 보면 작년보다 올해 현격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게 된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전문 수비 포수는 구단에서 별로 환영 받지 못한다. 대형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힘들고 어렵지만 수비와 공격을 다 갖추어야 한다. 포수만 잘 한다고 해서 대형선수가 되기 어렵다. 반대로 공격만 잘 한다고 해서 대형선수가 될 수 없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한쪽만 잘하게 되면 반쪽 선수 밖에 될 수 없다.

왼쪽부터  엄형찬 포수,  이만수 감독<br>왼쪽부터 엄형찬 포수, 이만수 감독

엄종수 코치가 보내준 동영상을 보면 엄형찬 포수는 이미 포수로서 미국에서도 최고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어깨와 빠른 송구 거기다가 프레이밍과 블로킹은 최고의 포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엄형찬 포수의 최고 강점이라고 한다면 그의 적극적인 것과 긍정적인 마인드다. 항상 먼저 다가가고 모른것이 있으면 코치나 선수들에게 찾아가 몇번이고 묻고 또 동료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는 그의 모습을 볼 때면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대한민국 포수가 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장 어려운 루키리그에서 싱글A 팀으로 부상했다면 앞으로 더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도 어렵지 않다. 미국야구 스타일은 어리다고 해서 루키부터 시작해 싱글A 그리고 다시 더블A 또다시 트리플A 팀으로 해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 메이저리그 구단은 이미 어떤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올지 데이터에 다 적혀있다.

엄형찬 포수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절대 조급하게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 지금처럼 성실하게 하나씩 해 나간다면 앞으로 몇년 안에 갑자기 점프해서 메이저리그에 들어갈 수 있다. 한 예로 예전 내가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에서 코치생활 할 때 '마크 벌리 투수'가 있었다.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의 중간투수가 다쳐 급하게 '마크 벌리 투수'를 콜업했다.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 것은 2000년도에 나도 메이저리그 지도자로 초년병이었고 '마크 벌리 투수'도 2000년도 더블A 팀에서 급하게 올라와 미네소타 원정경기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마크 벌리 투수'를 잊을 수 없는 것은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에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선수가 바로 '마크 벌리 투수'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의 뇌리에서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더블A 팀에서 콜업 되어 올라와 미네소타 원정경기에서 불펜에서 같이 앉아 있는데 얼마나 긴장을 하는지 나의 손을 잡으면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너무 떨려서 견딜 수가 없다' '만약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떻게 던져야 하느냐?' 묻기에 '아무 생각하지 말고 포수 미트만 보고 한가운데 던지라'했던 이야기가 세월이 많이 흘러 70을 바라보는 지금도 나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그날 정말 거짓말처럼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의 감독인 '제리 메뉴얼'으로부터 불펜으로 전화가 왔다.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크 벌리 투수'를 지명하며 마운드에 올라가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땜방으로 급하게 아침에 '버밍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와 야간경기인 미네소타 경기에서 던졌다. 그날 첫 경기에서 아무 생각 없이 던졌던 것이 거짓말처럼 너무 잘 던졌다. 다음날 곧바로 버밍햄으로 내려가야 할 '마크 벌리 투수'가 미네소타 팀과의 경기에서 너무 잘 던져 몇일 뒤 곧바로 선발투수로 등판하게 되었다.

우리들의 인생은 드라마 같은 인생일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바로 '마크 벌리 투수'가 그런 인생 역전을 만든 사람이다. 지금도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크 벌리 투수'가 얼마나 대단한 투수인지 잘 알 것이다.

어제(25일)자 기사에 국제 유망주 소식을 다루는 월드베이스볼닷컴은 25일 "엄형찬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포수를 노린다"며 "서울 태생인 엄형찬 포수 20살 유망주는 지난해부터 캔자스시티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뛰고 있고 특히 올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는 기사를 읽고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른다.

지난번 칼럼에도 엄형찬 포수에 대해 글을 쓴적이 있다. "엄형찬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두려움보다는 미지의 세계를 바라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하나씩 한다면, 언젠가 꿈꿨던 메이저리그에서 당당하게 주전 포수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썼다. 지금 엄형찬 포수는 어느 누구보다 빠른 성장세로 달려가고 있다.

멀지 않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최초의 포수로 이름을 날릴 날을 기대해 본다.

왼쪽부터  엄형찬 포수, 가운데  이만수 감독, 오른쪽 엄종수 코치 엄형찬 선수의 아버지 <br>왼쪽부터 엄형찬 포수, 가운데 이만수 감독, 오른쪽 엄종수 코치 엄형찬 선수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