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부천사' 김기중 선수 가르친 이동진 의왕부곡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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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부천사' 김기중 선수 가르친 이동진 의왕부곡초 감독

최고관리자 0 2,368 2020.11.16 08:32
[인터뷰]'기부천사' 김기중 선수 가르친 이동진 의왕부곡초 감독

"실력보단 인성…나눔문화, 야구 전통되면 좋겠다"

2007년 선수 4명 '열악' 해체 위기도
14년간 30여차례 입상 '명문' 발돋움
운동 불모지 라오스에 공 600개 보내

"실력보단 단연 인성이 먼저입니다."

프로 지명을 받아 내년부터 한화이글스에서 뛰게 된 의왕부곡초 출신 신인 김기중 선수는 최근 라오스에서 야구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유니폼과 야구용품 등을 기증했다. 스무 살도 안 된 신인 선수가 기부에 나선 배경에는 과거 은사님이었던 의왕부곡초 이동진(44) 감독이 있다.

지난 2007년 부곡초 2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 감독은 한때 프로 무대까지 밟았을 정도로 촉망받은 선수였으나 뜻밖의 부상으로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에 뛰어들었다.

이 감독은 "2007년 당시 선수가 4명뿐이었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 직접 야구부 모집 전단지를 돌리고 학부형들을 만나가며 겨우 야구부를 유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때 해체 위기에도 내몰렸지만 이 감독은 지난해 제48회 전국소년체전 초등부 경기도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팀을 성장시켰다. 지난 14년간 각종 대회에서 30여 차례 입상할 만큼 명문팀으로 우뚝 섰고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이 감독은 국가대표 유소년 감독까지 역임했다.

하지만 이 감독이 성적보다 훨씬 강조하는 게 바로 '인성'이다. 훗날 큰 선수가 될 제자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나눔의 가치를 심어주는 이유다.

그는 "좋은 일을 하면 반드시 본인에게 되돌아온다고 믿고 그렇게 가르친다. 베풀 수 있을 때 베풀어야 한다는 점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며 "나중에 하겠다고 생각만 하면 그걸로 끝날 때가 많다.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나눔의 가치를 실천코자 2년 전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다. 이 이사장과 별다른 인연도 없었지만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는 점에 공감했다.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던 그는 자비를 들여 라오스에 야구공 600개를 기부했고 이후에도 중고물품과 옷 등을 몇 차례 더 라오스에 보냈다. 이번 김기중 선수의 기부에도 함께 힘을 보탰지만 이 감독은 오롯이 제자가 한 일이라고 공을 돌리며 말을 아꼈다.

이 감독은 "옛 제자들이 이제 프로 무대에 진출하기 시작했는데 이번 김기중 선수 사례처럼 선행에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이런 나눔문화가 우리 의왕부곡초 야구부의 전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어렵게 지도자 생활을 하는 후배들을 위해 지난 6년간 전국 수많은 곳을 다니며 재능기부를 펼쳤는데 이렇게 거꾸로 후배가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는 걸 보면 너무나 큰 보람이 느껴진다"며 이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황성규 기자
발행일 2020-11-16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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