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례자로 선다는 것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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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7 05:43
< 주례자로 선다는 것 >
프로야구 SK와이번스 감독시절부터 시작해 어느덧 주례를 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감독시절에는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의 주례를 위해 정신 없이 다녔던 기억이 있다. 이제 현장을 떠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주례를 부탁 받을 때가 많다.
물론 선수들도 있지만 지인들의 부탁도 받을 때도 있고 또 친구들의 자녀들을 위해 부탁 받을 때도 있다. 특히 학창시절의 친구들로부터 주례를 받을 때면 감사할 뿐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유명인 때문에 주례를 부탁 받는것도 있지만 학창시절부터 함께 지냈던 친구들이라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부족하고 뛰어난 것도 없지만 나의 친구들은 평생 한길로 달려온 나의 삶을 보았기 때문에 주례를 부탁한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솔직히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많이 부끄럽다. 과연 내가 지금까지 사회에 덕을 끼치고 올바른 사회생활을 했는지 다시 나 자신을 되돌아 볼 때가 많다.
지금도 매년 수차례 주례를 부탁 받아 주례를 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꼭 예비신혼부부에게 부탁하는 것이 있다. 물론 가장 먼저 이들 부모님한테 양해를 구하며 이야기한다. 예식장에서 예비신혼부부를 만나 주례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무리 바쁘고 시간이 없더라도 예비신혼부부를 집으로 초대해 지나온 인생에 대해 양쪽 이야기를 듣고 또 주례자로서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미리 그들에게 전해 준다. 이렇게 서로 얼굴을 익히고 인생의 선배로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며 어떻게 부부로서 이 험난한 삶을 살아가야 할지 조언을 해준다.
옛적 현장에 있을 때는 주로 시즌이 다 끝나 주례를 썼다면 이제는 1년 열두달 가리지 않고 주례를 선다. 솔직히 나는 남들에게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주례자로 부탁을 받으니 나의 남은 인생 더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
배명고등학교 '하늘로 쳐' 야구 클럽 선수들 장가 갈 때 꼭 내가 주례 서 주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