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배가 되어주라 >

언어 선택

< 뒷배가 되어주라 >

최고관리자 0 586 2025.02.17 06:27
< 뒷배가 되어주라 >

나이가 들면 제일 먼저 고쳐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나 또한 나이가 들고 55년동안 야구 한 종목만 하다보니 쓸데없이 아는 것만 많아 자꾸 가르치려고 하고 훈수 두려고 한다.

요즈음 아내로부터 많이 듣는 말이 '뒷배'다. 뒷배의 사전적인 것은 '겉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보살펴 주는 일'이라 한다. 얼마나 멋진 말인지 모른다. 젊은이들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롤모델이 되어 주는 일이 우리들의 삶에서 너무나 멋지고 좋은 일인지 모른다.

젊은이들이 낙심하고 좌절할 때 든든하게 뒤에서 말없이 지지해주고 믿어줄 때 젊은 사람들이 다시 용기를 얻고 이 험난한 세상을 다시 도전하고 다시 일어서는 멋진 인생을 살아가지 않을까?...

한평생 야구만 하던 나는 두 아들에게 '뒷배'가 되어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명하복'(위에서 명령하면 아래에서는 복종한다는 뜻으로 상하 관계가 분명함을 이르는 말이다.)을 해왔다. 평생 동안 상명하복에 익숙한 나는 아들들의 사고와 행동에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많아 지금도 여전히 가르치려고 하고 잔소리를 밥먹듯이 한다. 혹 아들들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할 때는 영락없이 나의 기준에서 아들들을 얼마나 많이 훈계하고 가르치려고 했는지 모른다.

어린시절만 해도 착하고 아빠의 말이라면 무조건 듣던 아들들도 장성하고부터 어느샌가 점점 나와 거리를 두고 생활하는 것을 보게 된다. 아빠라면 두 아들들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 어떤 어려움과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허심탄회'하게 아빠한테 털어 놓아야 함에도 여전히 '상명하복' 식으로 아들들을 대하니 아들들이 점점 나를 피하게 되는 것이다.

내 방식대로, 내 생각대로, 내 경험대로, 내 지식대로, 가르치고 이야기 했으니 늘 동떨어진 매아리처럼 들리는 것이다. 단 한번이라도 나의 생각이 아닌 아들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들어주고, 아파했더라면 사랑하는 두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답답한 마음을 속 시원하게 아빠의 품에 안겨 다 쏟아 내었을 것이다.

아들들은 아빠한테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다. 두 아들은 그냥 든든하고 사랑이 많은 아빠의 품에 안겨 자신들의 괴로운 심정을 마음껏 이야기하고 눈물을 흘리기를 바랄 뿐이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속이 타고 가슴을 지어짜며 잠 못 이루는 밤을 지새우는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은 든든하게 자기의 마음을 들어 줄 수 있는 '뒷배'가 필요했던 것이다. 두 아들이 속 시원하게 든든한 아빠의 품에 안기며 펑펑 울었을 때 그동안 웅어리져 있던 깊은 내면의 아픔들이 속 시원하게 다 쏟아 낼 수 있는 것이다.

아빠면 아빠의 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고 엄마면 엄마의 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다. 왜 아들들에게 가르치려고 하고 무언가 해결 해 주려고 하는지... 그러면 그럴수록 젊은이들은 마음의 문을 더욱 굳게 닫을 뿐이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뒷배'의 가장 든든한 사람을 일 순위로 뽑는 것이 바로 부모라고 한다. 든든한 부모를 '뒷배'의 일 순위로 뽑을 때 많은 사람들은 엄청난 부를 갖고 있는 것을 상상한다. 그러나 요즈음 많은 젊은이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보다 자기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힘들고 어려움이 있을 때 뒤에서 포근하게 안아주는 그런 뒷배를 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화나 사회에서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은 종교나 선생 또는 교수 그리고 책이나 유명하고 존경하는 대상을 '뒷배'로 생각하며 의지하려고 한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나는 평생 '상명하복'의 세계에서 살아왔기에 나이가 70을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상명하복'을 벗어버리지 못한 나의 모습을 볼 때가 많다.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으면 이제는 젊은이들이 혹 잘못된 길로 가더라도 한번쯤 웃어 넘길 수 있는 여유로운 어른이 되어야 함에도....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이 롤모델로 삶을 수 있는 사람과 존경할 수 있는 참 어른들을 기대하고 있다. 과연 나는 어른인지 아니면 나이만 들어가는 노인으로 행동하거나 말을 하는 것은 아닌지? 혹 젊은이들이 잘못을 하더라도 그들을 믿고 지지해 줄 때 더 성장하는 젊은이들이 되지 않을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