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 홈런 타자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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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5 07:16
< 미래의 홈런 타자 >
지난 4월 21일 큰아들 집에 놀러가서 정말 모처럼 손자와 함께 공터로 나가 야구 놀이했다. 손자와 함께 야구하면서 많은 것을 느낀것은 역시 핏줄이라 그런지 서로 생각이 다름을 알게 되었다. 손자는 할아버지가 마냥 편안하고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응석 부리고 할아버지가 이렇게 하라고 가르치면 잘 듣지 않고 장난부터 치려고 한다.
반대로 할아버지는 손자가 너무 귀엽고 애처러워 강하게 시키지도 못하고 손자가 하고 싶은 대로 마냥 웃으면서 보고만 있다. 손자가 자기 마음대로 해도 보고만 있고 엉터리로 야구해도 웃으면서 보고만 있다. 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큰아들과 며느리는 할아버지가 좀더 손자를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나는 이대로가 좋다.
큰아들과 며느리가 할아버지가 손자를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또 어떻게 해야 야구를 잘 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나는 손자가 있는 그대로가 귀엽고 좋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손자를 전문적으로 가르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참 신기한 것은 재능기부 할 때 손자뻘 되는 어린선수들을 가르쳐도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해서 잘 따라한다. 늘 손자만 보다가 손자뻘 되는 선수들을 보면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어린선수들이 얼마나 잘 따라하는지 신기할 뿐이다. 분명 손자뻘 되는 어린선수가 할아버지인 나에게 응석 부릴만도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세상 사람들은 오로지 높은 정점에 올라 세상으로부터 인정 받았을 때만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줄 알고 젊은 시절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눈에 보이는 세상의 영광을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끊임 없이 달려왔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모든 것들을 다 쟁취하고 이루어 보았지만 그것이 영원하지도 않고 또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함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지나온 시간들을 회상하면 정말 내 삶에서 잊을 수 없는 수많은 일들로 인해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물론 많은 어려움과 고난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사랑스러운 손자와 함께 운동하고 놀 때면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들이 한 순간에 다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평생 야구라는 한길을 달려오면서 요즈음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많지 않다. 중학교시절부터 시작된 야구선수가 할아버지가 된 지금까지 지금처럼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없다.
현장을 떠나도 여전히 재능기부와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오가면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별로 없고 쉬는 날이 없어도 가끔 한번씩 보는 손자로 인해 피로했던 몸들이 한순간에 싹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올해 들어와 손자가 야구에 푹 빠져 할아버지만 보면 야구 놀이 하자며 야구배트와 볼을 갖고 온다. 어디서 보았는지 ( TV 야구중계 , 야구복 입은 선수만 보면 “ 이만수 ” 라며 소리를 지른다 ) 잘 치면 홈런이라며 좁은 공간을 뛰어 다니면서 즐거워 한다.
이제 손자만 오면 야구 놀이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손자와 야구 놀이 하면서 온가족이 함박 웃음을 지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