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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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

최고관리자 0 885 2024.05.19 05:44
< 많은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

멀리 베트남 하노이에 있으니 옛날 삼성라이온즈 팀에서 은퇴를 하고 홀로 미국에 들어가 활동했던 생각들이 오버램 되면서 생각이 많이 난다. 비록 홀로 미국에 들어가 활동했던 것이 20년이 넘었지만 꼭 어제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처음 미국에 들어가 지도자생활 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팀과 지난 7년 동안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에서 몸담았던 선수들이 여전히 지금도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지금도 잊을 수 없었던 것은 미국에 처음 들어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팀 동료들이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이 보고싶고 생각이 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의 옛 동료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포기하지 않고 미국생활 할 동안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내가 미국생활 첫해에 어렵고 힘들었다면 오랜 미국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1998년 삼성라이온즈에서 16년 선수생활을 끝내고 홀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에 있는 싱글A 팀으로 지도자 연수를 받기 위해 들어갔다. 이때도 문화의 장벽과 언어의 장벽 그리고 음식의 장벽으로 인해 미국생활 첫 해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문화의 장벽, 언어의 장벽, 음식의 장벽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빨래와 음식이었다. 젊은 시절에 야구할 때만 해도 부모님이 모두 해결해 주셨다. 그리고 결혼해서는 사랑하는 아내가 빨래와 음식을 맛나게 다 챙겨 주었다. 그런데 홀로 미국에 들어가 가장 힘든것이 싸여가는 빨래였고 음식이었다.

빨래 해본적도 없었고 세탁기를 돌릴 줄도 몰랐다. 거기다가 밥은 미국에 들어갈 때까지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 날마다 먹는 것이 피자 아니면 햄버거였다. 이때 살이 가장 많이 빠진것 같다.

지금은 웃으며 그 시절을 회상하지만 처음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막막함은 나의 삶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미국 첫해 때 가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팀에서 함께 생활했던 많은 코치들, 구단 운영팀, 선수들은 내 생애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그 중에서도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팬들과 나눴던 시간들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도 수만 킬로미터의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그들과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니 말이다.

2005년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이 감격스러운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고 나서 2015년 우승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파티에 구단 초청을 받았다. 온 가족이 다 함께 시카고 구장을 방문했다.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가족을 두고 많은 추억이 깃든 그리운 불펜을 방문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예전 그 곳과 인접한 관중석을 지키던 그 팬들이 여전히 그 곳을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유니폼을 입은 그들은 같은 자리에서 팀을 응원하고 그들의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나를 잊지 않고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는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어느새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을 떠나온지 17년이 지났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들은 같은 자리에서 열심히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한국에서 온 나를 기억하고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세월이 더 지나도 그들은 팬이 아닌 친구로서 내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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