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자와 며느리 그리고 큰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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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자와 며느리 그리고 큰아들 >

최고관리자 0 768 2024.12.11 05:35
< 손자와 며느리 그리고 큰아들 >

지난 12월 8일 큰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가 집에 놀러와 김장 담그었다. 아내는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있어 김장 담그는 것이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그래서 올해부터 김장 담그는 것보다 사서 먹자고 하니 '절대 그럴 수 없다'며 삶이 허락하고 또 걸어 다닐 수 있다면 끝까지 주부의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가겠단다.

올해는 유난히 무더운 날씨로 인해 김장 값이 예전에 비해 많이 오른 편이다. 그래서 올해는 편안한 마음으로 김장 담그는것 포기하자고 했더니 '아무리 김장 값이 많이 오르더라도 주부로서 또 아내로서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로서 김장을 담지 않는다는 것은 주부가 아니다'며 굳이 김장 40kg 주문해서 큰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와 함께 김장을 담그었다.

'아내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또 손자를 위해서라도 주부의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편안하게 살아 갈 수 없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가족과 자신을 위해서라도 김장은 담는다'고 한다.

매년 11월말만 되면 아내와 둘이서 김장 담았지만 올해는 여러가지 스케줄이 많아 12월 8일 애들이랑 같이 집에서 김장을 담그었다. 김장 담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할 것들이 많아 인천에 있는 농산물시장이나 가까운 동네에서 김장 거리를 장만할 때가 있다. 

매년 김장 담글 때 40kg 씩 담기 때문에 1년 동안 아내와 둘이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아내와 함께 김장을 담은지 어느덧 10년이 (이전까지 아내 혼자 그 많은 김장을 혼자서 다 담았다.) 되었다니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모른다. SK와이번스 팀에서 물러나 동남아시아로 내려가 야구 한답시고 집안 일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다. 여러번 이야기 했지만 나는 어린시절부터 어머님이 장을 보기 위해 시장에 갈 때 어머님의 손을 잡고  함께 장을 보러 갔다. 이런 습관으로 인해 70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도 지금도 아내와 함께 재래시장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이날도 큰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와 함께 밤늦은 시간까지 애들이랑 김장을 담고 밤 10시가 넘어서야 모든 일이 끝이 났다. 비록 밤늦은 시간이지만 애들이랑 함께 둘러 앉아 삶은 돼지고기와 김장하고 남은 겉저리와 함께 먹는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이날 손자가 직접 할머니와 함께 김장 담는다며 장갑을 끼고 가족들과 함께 둘러 앉았다. 고소리 같은 손으로 김장을 담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손자가 더 귀여운 것은 직접 만든 김장을 뜯어 매운 양념장에 발라서 먹는 것이다. '맵지 않니?' 물어보니 너무 맛나고 좋단다. 늘 강조했지만 행복은 거대한 것도 아니다. 우리들 일상에 있는 소소한 것들이다. 손자를 보며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재미있게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손자 혼자 김장 4포기를 담그었다. 어린 손자가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빠와 엄마하고 같이 김장을 담그며 얼마나 좋아하는지 손자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저절로 난다. 손자가 직접 만든 김장과 함께 겉저리를 먹는 것이다. 김장 담글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언제나 김치를 먹을 때면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마찬가지다. 비록 어린 손자지만 김장철이나 명절이면 언제나 할머니 집에 놀러와 온 가족이 다 함께 김장도 담그고 명절 음식도 만들 때마다 손자가 두팔 걷어 부치며 함께 할 때면 손자가 너무 행복해 한다. (이제는 손자 혼자서 콩나물도 잘 묻혀서 먹는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김장철만 되면 온 가족이 다 함께 둘러 앉아 김장 담는것이 이제는 우리집에 하나의 전통이 되었다. 무엇보다 큰며느리가 온 가족이 다 함께 둘러 앉아 김장 담을 때나 명절 음식 만들 때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단다. 늘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요즈음 정말 보기 드문 두 며느리다. 평생 한길로 달려온 내가 아름답고 예쁜 두 며느리로 인해 선수시절과 지도자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한 행복감을 뒤늦은 나이에 날마다 경험하고 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모든 김장을 다 담그고 온 가족이 둘러 앉아서 먹는 삶은 돼지고기와 김장김치 그리고 겉저리는 많은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어서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언젠가는 막내아들과 며느리도 함께 모여 온 가족이 다 함께 김장 담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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