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를 위해 야구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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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를 위해 야구하는가? >

최고관리자 0 659 2025.01.22 14:07
< 누구를 위해 야구하는가? >

이제 몇일만 있으면 프로야구 각 구단마다 스프링 캠프 훈련지로 떠날 것이다. 이미 1월달부터 시작 된 아마야구 캠프도 국내와 해외로 캠프 떠난 학교들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프로야구가 출범한지 40년이 훌쩍 넘긴 세월 동안 늘 스프링 캠프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들으면 지옥훈련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지옥훈련이다. 많은 연습을 했다. 평생 처음해보는 경험이다. 수백개 펑고를 받았다. 수천개를 던졌다. 겨울 캠프 동안 몸무게가 최소 5킬로 이상 빠졌다. 등등... 이런 내용의 기사들은 프로야구가 4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중이다.

어떤 팀이 시즌 중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 겨울훈련이 부족했다는 비난을 받게된다. 과연 겨울훈련이 팀의 성적을 좌우할까? 강도높은 겨울 훈련으로 인해 아마츄어, 프로 할 것 없이 모든 야구 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야구하기 싫은 기간이 이 때가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

그 짧은 겨울 한 두달 만에 지옥훈련을 한다고 해서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 한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들이나 선수들이 많은 것은 아닌가 염려스러워 진다. 선수들로 하여금 즐겁고 행복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또다시 몇년이 흘러야 하는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지옥훈련인가? 팀인가? 아니면 선수들 개개인인가? 그것도 아니면 지도자들인가? 이것도 아니면 팬들에게 보이기 위함인가? 많이 한다고 해서 모든 선수들이 잘 한다면 왜 먼저 시작한 야구종주국인 미국은 그렇게 훈련하지 않을까? 이미 백여년이 지난 지금 그런 훈련들은 팀이나 개인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선진야구는 지옥훈련을 하지 않는 것이다.

지옥훈련은 오로지 선수들을 평준화 시키는데 일등공신이다. 특별히 프로스포츠는 기량을 평준화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극대화해서 팀에 녹여 내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이고 일률적인 방법은 기량차이가 무시되는 전근대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지옥훈련을 통해 스타선수를 만들었고, 스타선수가 되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직도 유효한 한국야구에서 선수도 지도자도 팬들도 지옥훈련의 효과를 굳게 믿고 있지는 않은지. . . . .

스프링 캠프는 한해 농사를 짓는 바탕이 되는 중요한 시간들임에는 틀림없다. 그러기 위해 지도자들은 작년에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하고 어떻게 하면 그런 부분들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고 장점을 살려 팀을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해 연습경기를 통해 시뮬레이션 해보는 시간들이다. 선수들은 어떤가? 캠프에 들어올 때는 이미 바로 실전에 들어가도 괜찮을 정도의 컨디션과 몸을 만들어서 각자에게 주어진 스케쥴을 소화해 내야 한다.

지난 55년 넘도록 내가 경험한 겨울은 지독한 단체훈련으로 인해 개인연습이나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연구할 엄두도 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왜냐하면 스프링 캠프 들어가기 전에 미리 몸을 만들지 않아도 어차피 엄청난 단체훈련으로 인해 많은 훈련양을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힘을 아끼려 하는 경향도 있었다.

일단 프로에 들어가면 아마츄어 야구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훈련으로 젊은 선수들 조차 따라오지 못할 때가 있다. 야구인지 아니면 체력훈련하기 위해 프로에 들어온 것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신인들이나 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은 좀더 체계적으로 기술훈련이나 팀훈련 그리고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좀더 강하게 이끌어 갈 수도 있다. 그러나 한시즌을 거의 다 소화한 중간 선수들이나 베테랑 선수들은 전년도 시즌 때 부족하고 미비한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보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그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개인뿐만 아니라 팀도 강하게 된다.

그러나 주전선수들이나 베테랑 선수들은 단체훈련이 너무 많은 나머지 눕고만 싶고 쉬고만 싶은 마음 뿐일 것이다. 캠프 들어가기 전에 프로 선수들은 철저하게 자기 몸을 관리하고 만들어서 바로 실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아직도 프로야구 선수들이 자기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캠프에 들어 올 때가 종종 보인다.

내가 감독이었을 때 선수단에게 스프링캠프 입소전에 체성분 테스트를 통해 실전을 위한 준비가 얼마나 되었는지 체크하고, 통과하지 못하면 캠프 탈락자로 분류해서 합류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시기상조였는지 선수들도 이해하지 못했고 팬들이나 언론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여전히 지옥훈련하다가 넘어져 흙이 잔뜩 묻은 유니폼의 선수들 사진을 팬들은 원했고 지도자들도 시즌에 대한 불확실성을 많은 연습량으로 충족시키고는 했다.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는 첫날부터 시작해 45일간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다. 중간에 하루 쉬는 것이 전부인 캠프의 일정은 선수들이 몸을 다 만들어 왔다는 전제하에 꾸려나간다. 이런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서 선수들은 시즌 마치면 일주일에서 길어도 열흘 이상의 휴식은 가지지 않는다. 근육이 풀어지면 다시 만들 때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을 알기에 잠깐의 휴식 후 곧바로 개인스케쥴 대로 운동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야구인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비 시즌 때는 시즌을 위해 충분한 휴식과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체력이 곧 실력이다'라는 말을 잊지 말고 시즌 때나 비 시즌 때 자기 체력과 몸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다.

강한 연습과 훈련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전년도의 미숙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보완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끊임 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비 시즌 때나 시즌 때 충분한 휴식과 좋은 체력으로 자기의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 진정한 프로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가 가장 힘들어하고 어려운 것이 규칙적인 생활이다. 규칙적인 생활은 성인이 되어서 즉, 프로에 들어와서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이미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서 올라와야 한다.

예전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에서 지도자생활 할 때 한동안 많은 후배들이 미국으로 진출했다. 그런데 그 많은 후배들이 분명 좋은 기량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제대로 자기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그 단적인 예가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나라 젊은 선수들이 어린시절부터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어린시절부터 틀 안에 갖혀 생활하고 운동했기 때문에 스스로 무언가 자발적으로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도록 이미 몸에 배어 있다.

한마디로 자율성을 어린시절부터 전혀 배우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누군가가 이끌어주지 않고 가르쳐 주지 않으면 자기 스스로 할 수 없는 선수가 되었다. 좋은 재능을 많이 갖고 있음에도 홀로 낯선 미국에 들어와 혼자 무언가 하기란 여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메이저리그 구단이나 스카우트들은 젊은 선수들을 당장 눈앞의 성적을 보지 않고 장래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많은 젊은 선수들은 당장 눈 앞의 성적에 급급한 모습을 볼 때가 많다. 젊은 선수들이 성적이 좋으면 빠른 시일 안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에 성적 위주의 플레이를 할 때가 많다.

한 예로 A라는 투수가 있었는데 한번은 나에게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자기는 다른 어느 투수들보다 성적이 좋은데 왜 계속 마이너리그에 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나 나름 구단 스카우트와 이야기 나누었는데 놀라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A라는 투수는 성적 위주로 게임을 하고 투구한다'는 것이다. 그런 투수는 마이너리그에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나 구단 관계자들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잔 플레이에 익숙해져 있는 선수를 외면하게 된다는 것을 젊은 선수들은 빨리 깨달아야 한다. 나또한 처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마이너리그에서 지도자생활 할 때 메이저리그 '로빙코치'가 오더니 B라는 선수를 지명하며 '저 선수는 구단에서 키우는 선수이고 또 몇년 뒤에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선수'라며 이야기 하기에 유심히 지켜 보았지만 도무지 야구 선수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량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몇년 후에 나와(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팀하고 경기할 때)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만나게 되었다. 도대체 이들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관찰하는 것이 나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이들은 어린선수가 마이너리그에 들어오면 구단에서 특별히 관찰하는 선수가 있다. 그러면 그 선수를 위해 감독이나 코치 프런트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하달한 매뉴얼 대로 훈련 시키고 또 어떻게 게임하고 플레이 하는지 매일 메이저리그 프런트에 보고한다.

야구인 선배로서 자라나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선수생활 끝날때까지 철저하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너희들은 프로선수고 프로이기 때문에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세상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기 때문에 프로답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비 시즌 때나 시즌 때 본인이 정한 루틴 대로 생활 한다면 반드시 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것이 나의 확신이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누구를 위해 야구하는가?' 자신을 위해 야구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무엇을 위해 야구하는지 한번쯤 생각하는 후배들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 우리나라 프로야구도 40년이 훌쩍 넘었다. 선수도 지도자도 스프링캠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 겨울 내내 잘 준비된 선수들이 정규시즌을 위해 기다리고 기대하는 스프링캠프가 되었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많이 사랑해 주는 종목에 종사하는 스포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프로다운 책임감으로 캠프를 잘 준비하기를 바란다. 기량이 훌륭하고 또 여러 면에서 모범을 보여 주는 것이 선수 개인에게 영광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보답이라고 생각하는 야구인들이 더욱 많아져서 올 시즌도 국민들에게 더 사랑받는 한국프로야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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