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강물처럼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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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06:26
< 흐르는 강물처럼 >
처음 베트남 야구 전파를 생각하고 한국을 떠나올 때 돌아가는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 많은 분들에게 베트남 야구를 알리고 베트남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베트남 야구협회와도 야구발전 방향을 논의하면 약 2달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돌아가는 항공편은 이 모든 일들이 원만하게 궤도에 올랐을 때 마음 편하게 예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시작된 베트남 북부의 코로나 재전파의 영향으로 호찌민과 다낭 방문 일정과 대사배 유소년 야구대회 등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게 되었다. 그 동안 하노이 선수들은 전문코칭을 받으면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호찌민과 다낭의 선수들을 만나보고 야구지도를 하는 가장 뜻깊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 너무나 아쉽다. 그저 이장형 단장과 유재호 감독으로부터 전해들은 호찌민과 다낭 야구팀들의 야구 수준만으로 선수들을 파악한다는 것이 쉬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베트남 전쟁을 겪으며 역사적인 충돌로 인해 지금은 많이 개선이 되었지만 베트남 남부와 북부의 지역갈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들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베트남 야구 국가대표팀은 지역 분배에 더 예민하고 앞으로 신경을 더 많이 써야 되는 부분으로 파악했다. 현재 실력으로는 전문코칭을 받고 많은 선수들을 보유한 하노이 야구선수들이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베트남 선수들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이 없고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기에 많은 선수들을 보고 그들의 잠재 가능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베트남 전역의 선수들이 고루 선발되어야 한다. 곧 베트남 야구협회가 공식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아마도 가장 먼저 진행되어야 될 과업이 야구장 건설과 베트남 야구대표팀 구성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을 구상하고 연구해야 한다.
베트남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야구를 전파하기 위해 한국에서 명함을 100장 정도 가지고 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내 명함은 금새 동이 났다. 얼굴이 명함이라고 말을 해 주는 사람들의 명함을 건네 받으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베트남에 들어와 그 만큼 바쁜 시간을 보냈고 많은 사람들에게 베트남 야구의 현주소를 잘 설명했다는 마음에 위로를 받는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야구 선수들과 함께 현장에서 운동할 때가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다. 젊은 선수들이 야구에 흠뻑 젖어 해맑은 웃음을 지을 때는 천하를 다 얻은 느낌이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베트남에 들어온 목적은 현장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베트남 야구협회와 정부 관계자, 그리고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와 법인 관계자들을 만나 베트남 야구발전 가능성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한 과업이었다.
베트남 야구도 라오스처럼 한국야구가 이들을 이끌어 가기를 기대한다. 베트남 야구가 한국야구처럼 자생할 수 있고 스스로 야구 발전을 이끄는 날이 오면 기쁜 마음으로 내 숙명과 같은 의무를 끝내고 미소지으며 베트남을 떠날 것이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보지만 사실 10년 정도는 우리가 이들을 도와 주면서 이들과 함께 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베트남 일정은 솔직히 나에게 많이 벅찬 일정이었지만 다치거나 아프지 않고 일정을 소화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동남아시아에 야구를 보급시킨다는 사명에 피곤함도 잊고 이렇게 달려올 수 있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베트남 야구가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지 이미 눈에 그려진다. 시작은 지금과 같이 미약하고 어설프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그 위에 더해진다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베트남 야구의 구색을 금새 갖추어 나갈 것이다. 그 날이 언제인지 몰라 답답함이 밀려올 때도 있지만 나와 베트남 야구 지원단은 인내를 갖고 묵묵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베트남 야구가 동남아시아의 용이 되어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를 호령하는 그날을 떠올리며 미소를 머금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