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 Literacy (야구 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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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9 23:01
Baseball Literacy (야구 소양)
- 베트남 야구의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 -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명언 또는 구절 등을 하나씩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내 인생의 가치관과 체육교사를 업(業)으로 살아가는 교육관을 완전히 바꿔 놓은 글이 있다.
“스포츠를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하는 것’은 스포츠를 즐기는 한 가지 방식에 불과하다. 읽기, 쓰기, 보기, 듣기, 말하기, 그리기, 만들기, 부르기, 느끼기, 모으기, 나누기, 생각하기, 사랑하기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야구를 배우되 야구 기량보다는 야구 소양을 목표로 해 나가야한다. 야구복으로 갈아입고 글러브를 끼고 야구장에 나가되, 야구 감독과 선수의 자서전(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과 야구를 소재로한 소설(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고, 야구 애호가 시인이 쓴 시(왼손잡이 투수)를 음미하고, 야구 만화(공포의 외인구단)와 야구 영화(루키)를 본다. 야구장 주변에 전시한 야구 조각품과 명화와 사진들을 눈여겨보면서 감상하고, 야구를 소재로 가사를 쓴음악을 듣는다. 자기의 야구 체험을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일기,수필, 시로 써 본다.」
※ 최의창 교수 기고, 스포츠 경향 기사에서 발췌
어떠한 말로도 정확하게 내 생각을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가장 존경하고 젊은 시절 방황을 올바른 스포츠 교육으로 인도해주셨던 교수님의 글로 베트남 야구발전 방향을 대신 설명했다.
‘베트남 야구 전파’라는 거창한 타이틀과 위의 글이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한 의아한 생각이 들 수 있다. 당연하다. 스포츠 교육학을 전공하고 체육을 가르쳐온 내가 생각해도 다소 억지스러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느껴지니 말이다. 하지만 한 국가에 생소한 스포츠를 전파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일에 있어 지금 설명하고자 하는 철학을 배제하고는 어떠한 해답을 얻을 수 없음을 몸소 느끼기에 이런 글로 베트남 야구 발전을 설명하고 싶었다.
사실 이번 글은 원래 베트남 야구교본에 대한 이야기를 작성하려고 했으나 그보다 앞서 내가 가지고 있는 베트남 야구발전에 대한 비젼, 철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서두에 이야기한 내용을 토대로 베트남 야구의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베트남 야구 발전 방향 1단계 : 야구를 ‘잘 알게 하는 것’ - 이해하고 느끼기
대상 : 야구를 잘 아는 베트남 사람 & 야구를 잘 모르는 베트남 사람
과제 : 베트남어 야구교본 작성, 야구홍보 영상 제작, 야구 문화체험 활동
베트남 야구 발전 방향 2단계 : 야구를 ‘잘 하게 하는 것’ - 하기, 경쟁하기
대상 : 야구를 즐기는 베트남 사람 & 야구를 통한 경쟁을 하는 베트남 사람
과제 : 고등 · 대학교 야구 강의 개설, 각 학교 야구동아리 지원, 국가대표 창단, 야구장 건설
베트남 야구 발전 방향 3단계 : 야구를 ‘문화로서 느끼게 하는 것’ - 향유하기
대상 : 베트남 국민
과제 : 야구를 소재로한 다양한 컨텐츠 개발
나는 이 중심이 ‘한국야구’가 되길 갈망했다. 한국과 비교해 역사가 더 오래된 미국과 일본이 아닌...이기적인 애국심이 발현된 생각일 수도 있지만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 하길 원했다. 박항서 감독이 심어놓은 한국축구의 정신처럼 한국야구의 정신이 베트남에 전해지길 간절히 바랬다. ‘야구’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은 척박한 야구불모지인 라오스에서 기적을 일궈낸 헐크 이만수 감독의 희생과 야구사랑이 고스란히 베트남에 전해지길 바란다. 현재 베트남 야구연맹(VBSF) 쩐득판(Tran Duc Phan) 회장과의 만남에서 늘 이런 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
내가 어릴 적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고 야구장을 다니며 받았던 그 사랑을 잊지 못한다. 아마 나의 잠재의식 속에 사랑에 관한 9할은 아버지가 베풀어주신 사랑일 것이다. 학창시절 매일 아침 스포츠 신문을 사고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과 당일의 시합 성적을 확인하고 외우고 그것이 대단한 지식인 것처럼 친구들을 모아놓고 설명했던 그 순간들을 잊지 못한다. 지금도 두 시간의 시차가 나서 한국시간 6시 30분에 시작하는 한국 프로야구를 현지 시간 4시 30분인 베트남 퇴근시간에 맞춰 보기 위해 오토바이가 가득찬 도로를 헤집고 퇴근한다.
나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야구가 이런 존재이길 갈망한다. SEA Game(동남아시안 게임)이나 아시안 게임에서 성과를 얻는 것보다 야구가 가진 매력을 고스란히 향유하기를 갈망한다.
나에게 야구는 그런 것이다. 베트남 야구 발전을 위해 나와 헐크 이만수 감독님이 그들과 함께 달려가는 가장 큰 이유는 ‘야구’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