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사귄 벗, 친구 >
최고관리자
0
1,702
2022.03.21 06:45
< 오래 사귄 벗, 친구 >
3월 15일, 대구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에 광명역으로 달려갔다. 마음은 이미 대구에 닿아 있었다. 친구의 사전적 정의는 오래 사귄 벗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의미에 정확하게 닿아 있다.
친구는 학창시절인 고등학교 때부터 서로 친하게 지내던 멋진 친구였다. 이름답게 참으로 ‘갑수’ 다웠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마음은 비단결, 조금도 티를 내지 않고 묵묵히 나를 응원해 주는 멋진 친구였다. 내가 운동으로 인해 못다한 공부가 있을 때마다 친구가 옆에서 그림자처럼 도와주었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는 당시의 환경에서 친구는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한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그리운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전에 친구와 그의 아내를 함께 만나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실컷 나눌 작정이었다. 그리고 내가 늘 꿈꾸고 있는 인도차이나반도 와 동남아 야구에 대해 의논하기로 했다. 나는 그동안 라오스 와 베트남에 야구를 보급하며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리고 야구 저변확대를 위해 일해 왔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는 내가 출전하는 야구 경기가 있을 때마다 대구 시민야구장과 서울 동대문운동장으로 올라와 목이 터져라 응원해 주었다. 지금은 동대문야구장이 사라지고 없지만 친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시간이 흘러도 사람은 남는다는 말이 정말 실감이 난다.
경기 할 때마다 나는 승부의 결과를 떠나 언제나 승리한 사람이다. 마음을 다해 진정으로 응원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굳이 승리에 연연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해서 승리하면 그 기쁨을 고스란히 공유하면 더더욱 기쁜 일이었다. 그런 믿음과 응원 덕분에 험난하고 피 말리는 프로의 세계에서, 지금까지 지도자로서의 삶을 꾸려갈 수 있었다.
내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친구와 주위의 모든 사람들 덕분이다. 봉사하고 희생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그분들이 정신적 자양분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 어떤 ‘빽’도 이것을 능가하지 못할 것이다. 그 어떤 화수분도 이것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다. 그 어떤 보석도 이처럼 영롱하지 못할 것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이 우정,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옛 추억을 그리워하며 부부끼리 만나 옛날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나누고 있다. 내가 획득한 인생의 가장 큰 재산이다. 각박하고 힘든 요즈음, 그리운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차에 몸을 실어 대구로 내려가는 창가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행복했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본다. 쏜살처럼 달리는 기차처럼 많은 세월이 흘러도 마음은 늘 푸릇푸릇하고 봄날처럼 따스하다. 그리고 아련하고 그립다.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회상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하다.
추억을 먹고 사는게 사람이다. 기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자가 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