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희들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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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0 07:27
< 너희들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
라오스 선수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2020년 1월이다. 펜데믹으로 인해 라오스를 오갈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지며 많이 그리웠던 라오스 선수들과 제인내 대표. 이들과 함께 한 시간 동안 벌써 강산이 한 번 변해버렸다.
야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야구선수로서 지도자로서 늘 이 물음이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라오스 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가진 물음은 점차 희망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한국으로 입국한 라오스 선수들과 2년 만의 해후. 그들이 가진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미소를 보는 순간 천사를 만난 듯 마음이 편안해지고 절로 웃음이 났다.
‘야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낯선 이국땅에서 오직 야구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하기까지의 과정은 지금에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너무나도 힘든 과정들의 연속이었다. 야구를 가르치며 그들의 문화와 민족성을 이해하고 배우게 되며 자연스럽게 라오스는 낯선 땅이 아닌 제 2의 고향이 되었다.
처음 야구를 하려고 하는 몇몇 선수들을 바라보며 저절로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의문이기도 했다. 야구를 가르치려고 낯선 땅에 서 있는 내가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느꼈을 그들에게 나 또한 “왜 야구를 할까?” “너희들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묻고 싶을 때가 있었다. 열악한 경제상황의 최빈국 라오스에서 야구를 통해 프로선수가 되는 화려한 꿈은 꾸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야구에 빠져 뜨거운 태양 아래 저리도 열심히 뛰어다니는 그들이 그저 대견스럽기만 했다.
막연하게 라오스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통해 꿈을 갖게 하고 인생의 희망과 앞으로 그들의 삶 속에서 긍정적인 비젼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이 일이 여기까지 왔다. 이제 2014년 처음 낯선 이방인들을 경계하던 라오스 청소년들이 성장해서 야구코치가 되기도 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각자의 역할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을 사랑하게 되었고, 야구를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다.
강릉에 도착한 라오스 선수들과의 해후. 많은 소회가 떠오른다. 2년 넘게 코로나로 인해 온 세계인들이 어려움에 빠졌고 나 또한 그랬다. 라오스 선수들과 마주하는 순간. 걱정과 근심은 잊게 되고 기쁨과 희망이 그려졌다. 내가 이 선수들을 가르치며 그들이 나로 인해 행복해진 것보다 내가 이들을 통해 훨씬 더 행복해졌음을 느낀다.
이제 나는 이 행복을 베트남에서 다시 느끼려고 한다. 베트남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 야구인으로서 야구를 통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행복한 일이기에 망설임 없이 다시 묵묵하게 베트남 야구 발전을 위해 달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