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한국야구 전파 - Referee vs Umpire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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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9 05:42
또 하나의 한국야구 전파
- Referee vs Umpire -
스포츠에서 ‘심판’이란 ‘경기 규칙의 준수 여부나 승패를 판정하는 사람’이다. 종목에 따라 Referee, Umpire, Judge로 세분화될 수 있다. Referee는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며 판정을 내리고 경기 운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는 축구, 농구, 하키, 권투 같은 종목의 심판을 이르는 호칭이다. Umpire는 정해진 자리에서 판정 자체에 초점을 맞춘 심판을 일컫는다. 야구가 대표적이며, 배구, 테니스, 탁구 등의 종목이 있다.
장황하게 심판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 베트남 야구에서 ‘심판’이 대단한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야구협회 공식 공문에 Referee를 요청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아직 첫걸음을 시작하는 베트남 야구에 아직 이론적 지식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1회 내셔널 야구클럽 챔피언십 대회를 위해 베트남 야구협회는 한국 쪽에 4명의 심판을 보내주기를 요청했다. 복잡한 야구 규칙을 정확하게 알고 대회를 잘 운영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다. 대회가 임박한 2주 전까지도 심판을 구하지 못해 노심초사했다. 다행히 헐크 파운데이션 조경원 라오스 단장을 통해 베트남 파견 희망자가 있다는 희소식을 전해 들었다. 4명이 아닌 무려 7명의 심판이 베트남 야구대회를 위해 기꺼이 자원을 해 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기적 같은 일이고 감사할 따름이다.
야구는 공 하나에 승부가 갈릴 만큼 예민한 스포츠이다. 그만큼 심판의 역할이 경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회 첫날 심판복을 갖춰 입은 한국 심판들의 위엄있는 등장에 협회 관계자와 선수단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뭔가 경이로운 장면을 보았을 때의 반응이다. 나 또한 감동적이면서도 대단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으니 말이다.
파견된 7명의 심판 중에서 심판위원장을 맡은 최홍준 심판의 활약은 대단했다. 경기 전날 저녁 늦게 시작된 경기운영진 회의에 홀로 참석해서 대회 운영위원장을 맡은 Mr. Tom과 심판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하였고, 예선과 준결승전 심판 배정을 도맡아 처리했다. 국내는 물론 몽골, 라오스, 캄보디아에서 야구심판 경험을 무수히 쌓은 그의 커리어가 그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내 시작된 첫 경기, 투수가 던진 첫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순간, 경기장은 다시 한번 대회 관계자들과 관중들의 감탄 소리가 들렸다. ‘스트라이크’를 외치는 절도 있는 목소리와 동작에 모두가 집중하게 된다. 야구의 매력을 느끼는 또 하나의 묘미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펼쳐지고 있음이 참 감개무량한 순간이다. 매 경기 폭염 속에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심판을 보는 심판진의 노고에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다. 첫날 경기가 끝나고 초청된 야구협회 관계자와의 저녁 식사 자리의 가장 큰 화제가 바로 한국 심판의 활약임을 떠올려 보면 글로 다 표현하기가 힘든 많은 것들을 베트남 야구에 심어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이 자리에서 베트남 야구 발전의 중요한 한 가지 과제가 만들어졌다. 한국 심판들을 초청해서 심판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향후 베트남 야구대회를 운영할 야구심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야구에서 심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베트남 야구협회 관계자가 느꼈다는 자체가 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한국으로 귀국한 최홍준 심판과 심판 아카데미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고 있다. 베트남 야구협회에서도 이를 위한 준비에 도움을 주고 있고 논의를 계속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야구 전파에 있어 하나의 큰 수확이다. 한국야구를 베트남에 전파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올겨울 한국 심판이 베트남에 파견되어 심판 강습이 이루어지고 내년부터 베트남 사람들로 이뤄진 심판진이 경기를 운영한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 될지 벌써 마음이 설렌다.
( 베트남 야구협회 이장형 지원단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