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화의 하프타임] 헐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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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화의 하프타임] 헐크의 일기

최고관리자 0 1,882 2022.10.02 15:12
[박달화의 하프타임] 헐크의 일기

[뉴스더원] 헐크는 과거 미국 공상·과학 드라마에 등장한 괴력의 캐릭터다. 감마 폭탄 제작 과정의 폭발 사고로 감마선에 노출된 주인공은 그 영향으로 분노하면 괴력의 녹색 거인으로 변신해 악당을 물리치는 가상의 인물이다.

헐크는 대한민국 1세대 프로야구선수이자 SK와이번스(SSG랜더스 전신) 감독을 역임했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의 애칭이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그리 큰 체격은 아니지만, 선수 시절 타고난 힘과 남다른 야구 감각으로 파워의 상징인 홈런타자로 유명해 헐크라는 별명을 달고 다녔다.

실제로 40년 역사의 KBO리그에서 이 이사장이 남긴 흔적은 뚜렷하다. 이 이사장은 40년 전인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 멤버로, 한국프로야구 첫 안타, 첫 홈런의 주인공이었으며, 지난 84년에는 타격·홈런·타점 등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강타자였다.

뿐만 아니라 1983년부터 1987년까지 포수 부문 5년 연속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은퇴 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코치연수를 받고 각고의 노력 끝에 시카고 화이트삭스 정식 불펜코치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05년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며 한국인 지도자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는 등 그의 화려한 이력은 차고 넘칠 정도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에 보태진 또 하나의 특이 이력은 동남아 야구전도사다. 그는 2016년 자신의 별명을 딴 사단법인 ‘헐크파운데이션’을 창립하고 이사장이 됐다.

‘헐크파운데이션’은 야구 발전을 위한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를 전도하는 일이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전도도 하고 야구도 보급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고, 그 세월이 벌써 10년이나 됐다. (라오스 야구 지도는 헐크파운데이션 창립 이전부터 시작)

헐크에서 야구전도사로

이만수 이사장은 지금 라오스 국가대표를 이끌며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으로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 열렸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라오스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하기도 했었다. 보도에 따르면 야구 보급 후 10년의 세월을 견딘 라오스 국가대표팀은 지금 한국의 고교 1학년 수준은 된다고 한다.

필자가 이만수 이사장의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이유는 며칠 전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이사장의 글 ‘헐크의 일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후배님, 이만수입니다’ 라는 제목이 달린 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어느덧 인도차이나반도에 야구를 보급한 지 10년째가 됐습니다.....꿈이 없이 살아가던 남·녀 청소년들이 야구를 통해 꿈과 비전을 갖게 되는 것을 보면서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뿌듯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후배님, 지난 2019년 12월 26일 베트남과 라오스의 국제대회가 열려서 처음으로 베트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긴 글의 핵심은 결국 1960~70년대 전쟁을 치른 탓에 베트남은 라오스보다 미국과 일본에 의해 야구 보급이 10년은 앞섰지만, 실력은 그냥 동네야구 수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라오스처럼 베트남에도 야구협회를 창설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현지 지인의 도움으로 지난해 4월 베트남야구협회가 창설됐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쩐득판 베트남야구협회장과 프리카리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 회장과 만남도 성사돼 베트남야구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는 내용이다.

야구로 행복해지는 모습 보고싶어...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베트남야구 발전을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배트, 글러브, 공 등 야구용품 후원을 당부했다. 야구를 몇몇 나라들의 전유물이 아닌 동남아는 물론 전 세계가 함께 하는 스포츠로 재탄생 시키기 위한 그의 간절함이 배어있는 대목이었다. 동남아사람들이 야구를 통해 행복해지길 기원한다는 야구전도사다운 말도 함께 전했다.

월남 파병의 역사를 공유한 베트남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나라다. 최근에는 베트남 축구를 변방에서 일약 ‘아시아의 다크호스’로 끌어올린 ‘베트남 국민 영웅’ 박항서 감독이 있어 더욱 그렇다.

실례로 베트남은 ‘박항서 매직’ 효과로 최근 동남아시안게임(SEA게임)에서 우승, 그 지역을 평정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역대 최초로 4강 진출의 역사도 썼다. 게다가 지난 2월에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경기에서 중국을 3-1로 격파하는 파란도 일으키는 등 베트남과 대한민국은 이미 스포츠로 맺어진 인연이 깊다.

그래서 이번에는 야구로 인해 깊은 인연이 더 깊어질 것 같다. 스포츠를 통해 인류평화를 기원하는 올림픽 정신처럼, 야구를 통해 동남아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한다는 야구에 진심인 ‘헐크’ 이만수 이사장에게 필자도 야구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헐크, 파이팅”, “동남아 야구전도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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