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초대 한국시리즈 우승, 김영덕 감독을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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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초대 한국시리즈 우승, 김영덕 감독을 추억하다

최고관리자 0 1,500 2023.01.22 15:13
[칼럼] 초대 한국시리즈 우승, 김영덕 감독을 추억하다

입력2023.01.22. 오전 7:01

- 박용진 감독, SNS에 선수로 맞대결한 일화 털어놔
- 김시진 감독은 현역 시절 '휴식의 정석' 배워

대전구장에서 시구에 임한 故 김영덕 감독. 사진=연합뉴스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아마추어 시절에는 최동원, 실업리그 시절에는 김영덕, 프로에서는 선동열, 메이저리그는 박찬호, 현역 최고는 류현진으로 정리된다는 말이 있다. 김영덕 감독은 그러한 사람이었다."

김영덕 前 감독의 별세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같은 재일교포 출신으로 젊은 시절 영구 귀국을 선택한 김성근 前 감독을 비롯하여 김인식 前 감독, 그리고 선수 시절 김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을 비롯하여 박용진 前 감독 역시 김 감독을 추모했다.

실업야구 시절, 김영덕 감독과 직접 맞대결을 펼쳐 본 박용진 감독은 SNS에 당시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박 감독은 "기업은행 시절, 한일은행의 김영덕 선배와 맞대결한 일이 있었다. 시기도 1967년 추석으로 정확히 기억난다. 기업은행이 0-1로 리드 당하고 있었는데, 9회 초 1루 상황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동점타를 쳤다. 이후 후속 이영기 선수가 또 다시 2루타를 작렬, 우리가 2-1로 역전한 바 있다."라며, 짜릿한 역전승의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야구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투수였다."라며 김영덕 감독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그러는 한편, 쓰리쿼터형의 투수로 싱커/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국내 타자들이 잘 못 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당시 동점 상황을 만든 박용진 감독에 대해 늘 "야구를 제일 잘했다."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역전 당한 것은 당한 것이고, 그 잘 던진 볼에 대해 잘 친 후배를 칭찬하는 것에도 인색하지 않았던 이였다.

김시진 前 감독은 히어로즈 감독 시절, 또 다른 일화를 전달했다. "삼성 시절, 김영덕 감독님께서는 경기가 끝나면 숙소에 늘 맥주 다섯 캔을 넣어 주셨다. 안에서 맥주 한 캔으로 휴식을 취하되, 밖에서 과음하여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배려였다."라며, 야구를 잘 하는 것 만큼이나 휴식도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한다. 당시 김영덕 감독으로부터 지도 철학을 잘 흡수한 김시진 감독도 지도자 시절에 이러한 부분을 선수들에게 잘 적용시킨 바 있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상당히 큰 슬픔을 표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며 운을 뗀 이만수 감독은 "함께 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셨다. 마음이 너무 무겁다."라며, 1984년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과 1985년 전/후반기 통합 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추억을 그리기도 했다.

김영덕 감독은 KBO리그 초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에도 한국시리즈에 단골손님처럼 등장했다. 1984년 삼성 사령탑 시절에도 그러했고, 1986, 1988, 1989, 1991, 1992년 등 무려 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 중 우승 기록은 원년 단 한 번 뿐이다(1985년에는 전/후반기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미 개최). 그 사이에 많은 이들이 김 감독의 손을 거쳐 갔고, 그의 영향을 받은 많은 제자들이 지금도 야구계를 비롯한 한국 사회에 진출해 있다.

모든 것을 뒤로 하더라도 1980~90년대, 프로야구의 중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며, 야구계 후배들을 비롯하여 한국야구가 영구히 기억해야 할 이름이기도 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MHN스포츠-

김현희 hyun2@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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