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투수 성준? 원래 템포 느린 투수 아냐"
입력2023.01.23. 오전 1:01
- 젊은 시절에는 145~6km 빠른 볼에 팔색조 투구 갖춰
- 부상으로 구속 저하되면서 투구 템포로 타자들 타이밍 빼앗아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이만수 前 감독이 후배인 성준 투수에 대한 추억을 털어놨다. 설 연휴 첫 날(21일), 한 편의 동영상을 보면서부터다.
이만수 감독은 "설 명절이 시작되는 첫 날에 성준 후배가 보내준 동영상을 보고 아침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성준 후배가 보낸 동영상은 1991년도 LG 트윈스 팀과의 경기였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투수 성준'하면 템포가 너무 느려 타자들이나 심판 그리고 관중들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각오를 갖고 경기를 지켜보아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만수 감독은 "내가 받은 동영상을 보니, 성준 투수가 템포가 느리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무엇보다도 내가 성준 투수와 오랫동안 베터리로 경기를 했기에 더 잘 알고 있다."라며, '투수 성준'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투수 성준'이 삼성에 입단할 때 구속이 상당히 빨랐다고 전해진다. 좌완으로 최고 145~6에 이르는 스피드에 무브먼트가 좋은 볼을 던졌고, 예리한 슬라이더 각에 낙차 큰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이 좋은 조화를 이뤘다. 빠른 구속에 다양한 구질을 가지고 있기에 굳이 투구 인터벌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면, 성준은 언제부터 팬들 뇌리에 남을 만 한 '느린 템포'를 가지게 되었을까?
이만수 감독은 "성준 투수가 템포가 느려진 것은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구속이 줄어들면서 부터다."라며 같이 베터리를 이뤘을 때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즉,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젊은 시절, 도망가는 피칭을 한 번도 하지 않고 당당하게 타자와 싸운 성준은 사실 상당히 좋은 성품을 지닌 선수이기도 했다. 또한, 언제나 조용하고 혼자서 공부하는 학구파이기도 했다. 특히, 일본어와 영어를 꾸준히 독학을 하면서 해외 스프링캠프 당시 미국/일본 프로야구를 조금 더 가까이 하는 혜택을 안기도 했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은 "성준 후배는 야구에 대해서만큼은 어느 선수들보다 뛰어날 정도로 열정적이다. 혹시 본인이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후배나 선배 가리지 않고 찾아가 궁금한 것을 꼭 알아내는 스타일이었다."라며, 학습을 비롯한 야구에 대한 열정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이러한 성준 코치는 지난 2019 시즌을 끝으로 정든 친정팀을 떠났다. 이 점에 대해서도 이만수 감독은 상당히 아쉬워했다. "자질이 많고 능력이 많은 야구인이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우리나라 프로야구로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해서 나이가 많은 후배도 아니고 앞으로 수년 동안 현장에서 훌륭한 선수들을 얼마든지 개발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노하우를 KBO에 전수하지 못하고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애석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이야기로 안타까움을 전달했다.
하지만, 향후에 대한 기대 또한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만수 감독은 "평생 바른 길을 성실하게 걸어온 성준 후배는 현역이나 지도자 시절처럼 어떤 일을 하더라도 변함없이 자신이 갖고 있는 철학대로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라며, 후배를 적극 응원했다.
김현희
hyun2@mhne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