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표팀 이장형 단장, "동남아 선수권, 베트남 야구 발전에 감사"
입력2023.02.27. 오전 7:41
3전 전패로 대회 마쳤지만, 마지막 태국전에서 투혼 선보여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베트남 국가대표팀의 이장형 야구지원단장이 초대 동남아 선수권 대회(DGB 컵 대회)에 참가한 소회를 밝혔다.
이번 대회 최약체로 분류됐던 베트남은 기존 3개국(태국, 라오스, 캄보디아)에 비해 협회 창설도 늦었고, 국가대표팀 구성 역시 가장 최근에야 이루어졌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에서 고전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이에 이장형 단장도 캄보디아전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태국과의 경기에서 우리가 얻어내는 단 1점은 앞으로 베트남 야구의 미래가 될 것이다."라며 용기를 주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영봉패를 예상했던 태국전에서 베트남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했다. 1회 초 공격에서 상대 투수의 속구를 받아쳐 선취점을 먼저 올렸기 때문이었다. 이에 이장형 단장은 "선취점을 먼저 획득하는 순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눈물이 흘렀다. 2회 초까지 2-0. 말 그대로 기적이었다."라며, 최강국을 상대로 선전을 한 베트남에 크게 감동했다.
비록 태국이 결승전 더블헤더를 대비하여 베트남전에 1.5~2군을 내보냈다고는 하지만, 베트남은 태국을 상대로 4회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 초반, 한 번에 무너졌던 라오스와의 첫 번째 경기와는 완전 달랐던 셈이다. 이장형 단장도 "태국 벤치와 관중석에서 당황하는 분위기가 경기장에 흘렀다. 관람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쩐득판 회장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손을 치켜들어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장면이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다."라며, 회가 거듭될수록 선전하는 선수단에 연신 박수를 보냈다.
다만, 예상대로 경기 결과는 3-13으로 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러나 이 단장은 "우리는 결코 지지 않았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을 경기 내내 모두 쏟아 부었다. 누군가 이 희망 없는 초라한 실력의 베트남 야구팀에 왜 이렇게 열정을 쏟아 붓는가에 대한 대답은 이걸로 충분히 소명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경기 결과는 패했지만 내용까지 패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이후 이장형 단장은 경기 종료 후 태국 더그아웃을 찾았다. 이 단장은 "나이가 70이 넘어 보이는 태국의 코치, 일본인 할아버지가 야구장에서 쏟아내는 열정에 존경함을 표하고 싶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50년 이상 야구를 하면서 동남아시아 야구전파에 힘쓰는 이만수 감독님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존경심이 절로 든다. 선수들에게 일일이 펑고를 치며 작전을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왠지 모를 경외심을 갖게 하였다."라며, 태국의 우승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장형 단장은 DGB 드림리그를 '그들만의 리그'로 표현했지만, "베트남 야구대표팀 지원단장으로 참가한 이번 대회를 통해 베트남 야구선수들은 많은 것을 얻었다. 야구가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동네 야구의 대장이었던 한 명 한 명의 선수들이 야구를 알게 되었고, 하나 됨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제 베트남 야구는 발전할 것이다. 지체 없는 하루하루가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나는 그들과 함께 했던 이 시간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임을 고백한다."라며, 이것이 베트남 야구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임을 확신했다.
김현희
hyun2@mhne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