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스프링캠프=지옥훈련 개념 아니다" 지적
입력2023.03.19. 오후 3:01
스프링캠프는 선수 개인의 기량 끌어 올리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이만수 前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감독이 스프링캠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만수 감독은 "프로야구의 스프링 캠프 소식을 언론을 통해 보면, '지옥훈련'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지옥훈련이다, 많은 연습을 했다, 평생 처음해보는 경험이다, 수 백개 펑고를 받았다, 수천개를 던졌다, 겨울 캠프 동안 몸무게가 최소 5킬로 이상 빠졌다 등등. 이런 내용의 기사들은 프로야구가 4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중이다."라며, 현 상황을 파악했다. 다만, 이러한 목소리가 과연 야구계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한다.
이 감독은 이어 "어떤 팀이 시즌 중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 겨울 훈련이 부족했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하지만, 과연 겨울 훈련이 팀의 성적을 좌우할까? 강도 높은 겨울 훈련으로 인해 아마추어/프로 할 것 없이 모든 야구 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야구하기 싫은 기간이 이 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라며, 강도보다는 효율적은 부분이 필요함을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실제로 "그 짧은 겨울 한, 두 달 만에 지옥훈련을 한다고 해서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한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들이나 선수들이 많은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선수들로 하여금 즐겁고 행복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만들려면 또다시 몇 년이 흘러야 하는가? 많이 한다고 해서 모든 선수들이 잘 한다면 왜 먼저 시작한 야구종주국인 미국은 그렇게 훈련하지 않을까? 이미 10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런 훈련들은 팀이나 개인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선진야구는 지옥훈련을 하지 않는 것이다."라며, 사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뼈 때리는' 조언을 내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만수 감독이 보는 '지옥훈련'과 '스프링캠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지옥훈련은 오로지 선수들을 평준화 시키는데 일등공신이다. 그런데, 특별히 프로 스포츠는 기량 평준화보다 개개인의 기량을 극대화하여 팀에 녹여 내어야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옥훈련을 통해 스타선수가 만들어졌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직도 유효하다."라는 이야기로 압축했다. 즉, 무조건적인 지옥훈련이 아니라, 적어도 프로라면 개인의 기량 향상에 힘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는 한편, 이만수 감독 본인도 현역 시절 스스로 개인 연습에 엄두를 못 냈던 지난날을 돌아보기도 했다. 물론, 이 감독은 야구에 있어서 상당히 냉철하고도 자신에게 엄격한 선수였다. 그래서 저녁 자율 훈련은 물론, 새벽 훈련까지 스스로 행하면서 미국 스프링캠프 당시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이 감독도 "지난 50년 넘도록 내가 경험한 겨울은 지독한 단체훈련으로 인해 개인연습이나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연구할 엄두도 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왜냐하면 스프링 캠프 들어가기 전에 미리 몸을 만들지 않아도 어차피 엄청난 단체훈련으로 인해 많은 훈련량을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힘을 아끼려 하는 경향도 있었다."라며, 힘들었던 현역 시절의 스프링캠프 시절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만수 감독은 프로에 입단한 어린 선수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훈련'을 소화한다고 이야기한다. 야구인지, 아니면 체력훈련하기 위해 프로에 들어온 것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라고 볼 정도. 물론,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추었다 해도 기본 체력이 없는 신예들은 이러한 기본부터 다시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한 시즌을 거의 다 소화한 중간 선수들이나 베테랑 선수들은 전년도 시즌 때 부족하고 미비한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보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그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팀이 강해지는 방법이라고 제시한다.
이에 이만수 감독은 "내가 감독이었을 때 선수단에게 스프링캠프 입소 전에 체성분 테스트를 통해 실전을 위한 준비가 얼마나 되었는지 체크하고, 통과하지 못하면 캠프 탈락자로 분류해서 합류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시기상조였는지 선수들도 이해하지 못했고, 팬들이나 언론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여전히 지옥 훈련 하다가 넘어져 흙이 잔뜩 묻은 유니폼의 선수들 사진을 팬들은 원했고, 지도자들도 시즌에 대한 불확실성을 많은 연습량으로 충족시키고는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는 첫날부터 시작해 45일간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다. 중간에 하루 쉬는 것이 전부인 캠프의 일정은 선수들이 몸을 다 만들어 왔다는 전제하에 꾸려나간다. 이런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서 선수들은 시즌 마치면 일주일에서 길어도 열흘이상의 휴식은 가지지 않는다."라며, 꽤 자세히 현역 감독 시절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만수 감독은 이 모든 조언이 결국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기량이 훌륭하고, 또 여러 면에서 모범을 보여 주는 것이 선수 개인에게 영광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보답이라고 생각하는 야구인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올 시즌도 국민들에게 더 사랑받는 한국프로야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라며, WBC 참사 이후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함을 분명하게 밝히기도 했다.
김현희
hyun2@mhne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