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들어도 한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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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어도 한발부터 >

최고관리자 0 1,231 2024.03.07 05:32
< 힘들어도 한발부터 >

어제(6일) 재능기부 하기 위해 인천에 있는 신흥중학교로 달려갔다. 신흥중학교 야구 선수들을 위해 재능기부 하기 보다는 사실 정동준 선수를 위해 재능기부 갔다는 것이 옳은 이야기인것 같다.

정동준 선수는 올해 중학교 3학년 생이다. 그는 나와 같은 포수를 맡고 있다. 대한민국 전국으로 재능기부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투수나 야수 지도자들은 많이 있어도 포수 지도자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을 정도로 귀한 몸이다.

어제도 글을 썼지만 선수가 직접 전화까지 하면서 재능기부 해 달라는 것은 나에게도 좀 낯선 일이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투수 지도자들이나 야수 지도자들은 많이 있는데 포수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지도자가 잘 없어 정동준 선수가 포수에 대해 배움을 받고 싶어도 배울 수가 없다.

오죽했으면 그가 나에게 전화해서 포수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아카데미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것이다. 그만큼 정동준 선수가 포수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나에게까지 전화를 했던 것이다. 어린선수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면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해서 가르쳐 달라고 연락을 했을까?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몇번이나 전화와 카톡으로 말이다.

올해부터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ABS 가 도입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포수의 기량이 확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포수들은 이전처럼 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늘 강조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포수의 기본' 잘 잡고, 잘 막고, 잘 던져야 한다.

오늘 정동준 포수와 짧은 만남과 재능기부로 인해 앞으로 그가 대한민국 야구를 이끌어 가는 훌륭한 선수가 되길 항상 뒤에서 응원한다. 그리고 내가 정동준 선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포수의 기본'에 대한 짧은 글을 그에게 선물했다.

                < 포수의 기본 >
                                                                                     
야구를 업(業)으로 하는 선수나 야구를 좋아하는 누구나 야구의 기본을 잘 알고 있다. 잘 잡고, 잘 던지고, 잘 달리고, 잘 치는 것이다. 이 네 가지가 완벽하다면 아마 이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범위를 좀 좁혀 포수의 기본은 무엇일까? 잘 잡고, 잘 막고, 잘 던져야 한다. 포수는 이 단순한 기본기를 완벽하게 갖추어야 한다. 볼 배합, 팀 운영, 투수 리더 등이 이 기본보다 중요시 생각되어 포수의 훈련에 중점이 맞춰지는 경우를 볼 때가 종종 있다.

물론 포수가 지켜야 하는 기본을 완벽하게 갖췄다면 그때부터는 폭넓게 팀을 운영할 수 있는 세련화 단계로 나아가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종종 프로야구 경기를 보거나 전국을 돌며 재능기부 때 포수들을 관찰해보면 기본을 완벽하게 갖추지 않은 채 이미 응용 단계를 익히는 것에 더 매진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주자가 루상에 있을 때 포수가 어떤 자세로 앉아서 포구하고 주자를 견제해야 하는 것조차도 모르는 포수들이 있다. 이들을 지도하는 전문적인 배터리 코치(Battery Coach)가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어린 선수들이 프로야구를 보며 프로선수의 동작을 그대로 흉내 내며 그것을 익히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프로에 진출한 선수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생각을 해야 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종종 프로야구를 보면서 솔직히 속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프로선수로서 포수의 기본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숏 바운드된 공을 뒤로 빠뜨려 포일(Passed ball)이 되거나 정확하게 몸이 따라가서 블로킹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미트만 뻗다가 공을 놓쳐서 상대 주자에게 한 베이스를 쉽게 내주거나 실점할 때가 있다.

이 상황을 중계하는 아나운서나 해설자는 투수의 와일드 피치(Wild Pitch)라며 투수의 실수를 지적하곤 한다. 160Km에 가까운 공이든 숏 바운드 되는 공이든 포수의 기본은 투수가 던진 공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 공을 블로킹하고 집중해야 한다. 단순하게 공을 잡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자를 진루시키지 않게 하는 것이 포수에게 주어진 숙명이며 의무이다.

와일드 피치(Wild pitch)는 포수가 수비로는 잡을 수 없을 만큼 높거나 낮거나 또는 옆으로 빗나간 투수의 공을 지칭한다. 투수가 던진 공이 숏 바운드 되어 포수가 잡지 못하는 상황을 대부분 투수의 실책으로 인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일반 야구팬들의 시선에서 Passed ball이나 Wild Pitch를 정확하게 구분해 내지 못해 투수가 공을 잘못 던지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에 가끔 속상한 마음이 든다.

현대 야구에서 투수들은 다양한 구질을 장착해서 투구한다. 옛날 내 현역 시절에는 투수가 지금처럼 다양한 구질을 갖고 있지 않아서 요즘처럼 원 바운드 되는 공이 지금보다 많지 않았다. 특히나 직구처럼 오다가 타자 앞에서 급격하게 변하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투수들이 많지 않았다.

최근 투수들의 공은 타자의 장타를 의식함은 물론 타자를 속이기 위해 타자 앞에서 급격하게 변화되는 구질을 구사하면서 공을 낮게 던지는 경향이 강해졌다. 단 한 번의 실투로 경기 전체를 망칠 수 있기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스프링 캠프나 시즌 때 투수코치들이 입에 달고 있는 말이 있다. “낮게 던져라” 아마도 야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다 들어본 이 식상한 말이 그만큼 야구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체인지업 던질 때는 원바운드로 던진다는 생각을 미리 갖고 낮게 던져야만 스트라이크존에서 낮게 떨어진다.

그래서 미국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포수들은 투수에게 변화구 사인을 낼 때는 항상 원바운드로 공이 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항상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낮게 날아오는 공을 블로킹 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자가 있을 때 포수들이 짧은 숏 바운드나 옆으로 낮게 날아오는 공을 잡지 못하면 마운드에서 볼을 던지는 투수는 심적으로 부담을 갖고 공을 높게 던질 수밖에 없다.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수가 던지기 전에 이미 심적인 부담을 갖고 던지게 되면 10개 던지면 10개 전부 실투하게 된다. 그만큼 투수는 심리적으로 예민한 포지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한 가지는 도루를 시도하는 주자를 미리 의식해서 포수가 똑바로 앉아주지 않고 왼발을 앞으로 빼고 오른발을 뒤로 빼서 앉게 되면 투수는 정해진 코스밖에 던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게 된다. 재능기부를 통해 만나는 포수들에게 도루를 시도하려는 주자가 루상에 있을 때 왜 이런 자세로 앉아 있느냐고 물어보면 2루에 공을 빠르게 던지려고 이런 자세를 취한다고 답한다.

그러면 나는 그들에게 다시 물어본다. “너는 공을 던지는 너의 투수가 먼저냐. 아니면 주자를 잡아내야 하는 너 자신이 먼저냐?” 거의 모두 대답은 투수가 우선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송구를 편히 하기 위해 취하는 동작들이 투수에게 심적으로 편안함을 주지 못한다는 것임을 먼저 생각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몰라서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자기를 버리고 먼저 팀을 생각하는 선수가 되어야 함을 항상 강조해준다.

주자가 없을 때는 편안하게 어떤 자세로 앉아 있어도 괜찮다. 그러나 주자가 있을 때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아무리 루상에 있는 주자가 발이 빠르든지 느리든지 포수는 일관성 있게 양쪽 무릎을 벌리고 엉덩이를 들고 앉아 있어야 한다. 솔직히 이런 자세는 상당히 힘든 자세다. 그렇지만 프로선수이건 아니면 아마추어 포수이건 주자가 있을 때는 항상 엉덩이를 들고 중심을 앞쪽에 두고 앉아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낮게 날아오는 공 또는 옆으로 빠지는 공도 날렵하게 공 쪽 방향으로 몸이 빨리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포수들이 고쳐야 하는 기본은 몸쪽으로 낮게 날아오는 공을 잡는 방법이다. 특히 왼손투수의 공을 잡을 때 왼손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해서 공을 잡는 자세다. 이런 자세로 공을 잘못 잡게 되면 왼손 엄지손가락이 부러지는 경우가 생긴다. 왼손 엄지손가락이 땅으로 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하늘 위로 가 있어야 한다. 즉 손바닥이 하늘을 보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잘못된 자세는 손등이 하늘을 향해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오른손 투수들이 던지는 투심볼이나 싱커성 공이다. 이런 공들은 대부분 몸쪽으로 날라왔다가 낮게 떨어질 때가 많다.

그렇다면 이것도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몸쪽으로 사인을 낼 때 미트를 들고 있을 때 즉, 45도로 들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포수가 180도로 들고 있을 때가 많다. 이렇게 들고 있으면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몸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싱커성 공이나 투심을 잡을 때 왼손 엄지손가락과 등이 하늘로 향하게 된다.

포수가 편한 만큼 투수들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포수가 힘들면 그만큼 투수가 편안하게 잘 던질 수 있다. 투수는 짧은 숏 바운드나 옆으로 빠지는 숏 바운드 잘 잡고 잘 막으면 투수는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구와 직구의 블로킹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한다. 이것 또한 많은 연습을 통해 포수들이 터득해야 할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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